위 글들은 정치인 유시민을 분석한 글이다. 이 분석은 얼핏 타당해보이고, 정말 유시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 조언들을 참고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일단 나는 유빠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유시민 대표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지만 그건 그의 지지자들이 갖는 감정과는 다르다. 내가 유시민 대표에게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정치인들의 에니어그램 유형 분석을 하면서 부터였다. 그는 에니어그램 연구에 있어 매우 특이한 케이스에 속했다. 이 글이 에니어그램을 설명하는 글은 아니니, 그 때 내 연구에 대해 간략하게만 얘기하면, 유시민 대표는 6번 유형으로 분석 결과가 나왔는데, 일반적으로 6번 유형은 정치인이라는 직업을 스스로 택하지 않는다. 비단 정치인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6번 유형이라면 자신의 능력보다 과한 책임이 주어지고, 타인들이 자신의 말과 행동에 주목하는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정치인 생활을 가장 좋아할만한 유형은 3번 유형이지, 6번 유형이라면 사람들 만나서 악수하고 사진 찍고. 별로 좋아할 리가 없다. 왜? 근데 그는 정치인이 되었나? 나의 연구는 여기에서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나는 다른 이들이 놓치는 유시민의 진정성에 대해서 깊이 알게 되었다.
위 글들은 인간 유시민을 제대로 분석한 글이라기보다는, 보통의 지식인들이 유시민을 어떠한 프레임으로 보고 있는지를 잘 드러낸 글이다. 실체와는 매우 다르다는 얘기다.
실체를 아는게 중요할까? 솔직히 유시민 본인 스스로도 그것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할 것 같다. (아니 오히려 6번 유형이기 때문에 몰랐으면 하는 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누가 되었든 간에,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오해하고 있는 것이 불편하다.
아래의 글은 이러한 개인적인 불편함 때문에 쏟아내는 글이다.
1. 노무현과 유시민 우선 위 글이 모두 노무현 vs 유시민 이라는 구도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님에 대한 얘기부터 하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1번 유형이다. 위 글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얘기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는 '진정성'과 '헌신성'이 있었는데, 유시민 대표에게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나는 두 글을 쓰신 분에게 반대로 묻고 싶다. 그들이 '진정성'과 '헌신성'을 재는 기준이 무엇인지 말이다. 예전에 유시민 대표가 경기도 지사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몇몇 정치인이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것은 '대구 시장에 출마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말로 그들이 얘기하는 노무현 정신을 살펴보면, 한 마디로 질 줄 알면서도 대의를 위해 도전하는 것 정도가 될 듯 하다. 아, 과연 그러한가?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드라마가 극적이었던 것은 물론 도무지 승산이 보이지 않는 게임에서 연거푸 이겼기 때문이었다. 극적인 승리를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국민성(8번 유형)의 특성상 이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는 애초에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장형이었기 때문이었다. 흔히 말하는 뚝심. 밀어붙이는 힘을 천성적으로 가진 유형이기 때문이다. 장형 중에서 1번 유형은 자신의 소신을 고집하고 밀어 붙인다. 다행히도 그의 신념은 모든 사람에게도 이로운 것이었고, 그것을 밀어 붙이는 것은 그렇기에 개인의 성향에도 맞고, 그를 지지하는 이들에게도 좋다. 그런데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개인적인 성향이지, 이걸 '노무현 정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유시민 대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 분과 닮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설사 다른 1번 유형 정치인이 나타나서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행동한다고 해서, 그 분이 '노무현 정신'을 계승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에 불과한 부분을 가지고 '진정성'을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예를 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진정성'이 진짜로 드러난 부분은, 부산에서 계속 출마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되시고나서 한나라당에 연정을 제안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1번 유형의 타고난 성향에 완전히 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타고난 천성을 거스르는 건 일반적으로 쉽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만큼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내가 어떠한 사람에게서 보는 '진정성'이란, 그 사람이 자신의 타고난 천성에 反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느냐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러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더러, 살면서 자신의 천성이 무언가와 부딪히는 상황이 오면, 그 상황 자체를 회피해버리기 때문이다. 천성 자체를 바꾸어서 그 상황에 맞는 존재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그렇게 한다면 그 사람은 인격적으로 더욱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의 인격을 도야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유시민 대표는 놀랍게도 수차례 이러한 모습이 목격되어진다. 아마 유시민 대표에 대해 오랫동안 가까이서 지켜봤던 이들은 나처럼 에니어그램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가 학생운동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인격적 성숙을 이뤘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꺼다. 내 기억 속에 큰 사건들만 몇 가지 나열해보면,
1) 유시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선출 경선 출마 내가 아는 한, 이전까지 유시민 대표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생각이 아예 없었다. 만약 국회의원 뱃지를 다는 순간, 이를 염두에 두었다면 그가 국회에 입문하고 나서 했던 행동들이 모두 설명이 안된다. (안티를 만들었던 모든 행동들.) 유시민 대표처럼 머리회전이 빠르게 돌아가는 분이 자신의 행동이 안티를 만들 것임을, 아니 더 나아가 국회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약화시킬 거라는 것을 모를리 없을 것이다. 그는 누가봐도 욕먹을 짓을 자처했다. 사람들에게 욕먹는 것은 둘째치고, 대통령이 아니라 최소한 도지사라도 하려면 세가 중요한데 그렇게 온 사방에 적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유시민에 대해 오해하게 되는 이유는 사실 이 지점에 있다. 한 개인을 분석하는데 있어 첫 단추를 잘못 채우니까, 나머지도 모두 틀리게 되는 것이다. 참여정부 집권 초반에 국회의원 유시민이 보여주었던 일관된 행보는 쓴소리 꾼이었다. 유시민은 개인의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는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단체, 또는 자신이 쫓고 있는 대상을 자아와 동일시하는 6번 유형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예를 들어 6번 유형을 국민성으로 갖고 있는 일본의 경우, 할복이라는 문화가 있다. 이는 개개인의 자아가 개인에게 있지 않고 그가 속한 단체나 그가 추구해온 정신에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아를 지키기 위해 육체를 없애는 것도 가능하다. 유시민의 행동은 이러한 6번 유형 성향에 근거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모든 사람들이 권력욕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6번 유형은 그렇지 않다. 아니 6번 유형 뿐만이 아니다. 에니어그램의 9가지 유형 중에는 권력이 오히려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유형들이 있다. 6번 유형도 그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6번 유형 입장에서는 솔직히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게 대통령 처럼 과도한 책임을 지어야 하는 자리이다. 나는 이 때문에 절대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지 않을 국회의원으로 유시민 대표를 뽑았다. 근데 그 예측이 빗나가고 말았다. 다른 예측은 모두 맞았는데 이것만 틀렸다. 나는 그래서 '왜? 그가 출마했을까?'를 알기 위해 열심히 자료를 조사했었다. 한동안은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나오지 않았다. 이미 정치인으로서 능숙해진 유시민 대표는 언어를 적절하게 가려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좀처럼 그의 속내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게 한겨례 신문사에서 인터뷰했던 자료였다. 그 인터뷰에는 아래와 같은 표현이 나온다.
"유시민에 대해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이들...."
지금 그 자료가 없어서 저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근데 비슷한 표현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내용을 조금 풀어서 다시 얘기하면, 인간 유시민을 위해 오랜 기간 돈과 시간을 소비한 사람들. 그 사람들은 유시민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대통령이 된 유시민의 모습이었다 라는 얘기였다. 나는 이 인터뷰를 보면서 정말 유시민 다운 얘기라고 생각했다. 세상에 그 어느 정치인이 이런 식으로 경선 출마 이유를 얘기할 수 있을까? 과거 딴지일보에서 유시민 대표를 여러 차례 인터뷰했는데, 그 각각의 인터뷰를 보면 유시민 대표가 인터뷰를 하는 딴지의 질문 내용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 유시민 또한 자신의 위상이 변했음을 느끼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유시민'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이 있고, 늘어나고 있다는 거였다. 6번 유형인 그의 입장에서는 결코 기분 좋지 않은 현상이었을 거다. 그는 일관되게 이 현상을 회피한다. 그것은 딴지 인터뷰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도 나타나는데, 어떻게보면 자학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정치인이 자기 이미지 신경 안쓰고 더욱 더 과감하게 할 말을 하는 모습이 그 중에 하나다. 그러나 경선 출마 시점에서 보면 그의 지지자들 앞에서 그가 백기를 들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확실하게 이후 유시민 대표는 태도가 변한다. 무엇보다 말을 가려서 하고, 이미지 관리에 신경쓰는 것을 볼 수 있다. 이후 유시민 대표는 개인의 삶을 살지 않고, 자신의 지지자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삶. 진정한 의미에서 공익적인 삶을 산다.
2) 경기도 지사 출마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나는 이 또한 그의 진정성을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본다. 유시민 대표의 당시 말을 빌리면 지방선거가 너무 흥행이 되지 않아서 흥행을 만들기 위해 출마하다고 하였다. 이 얘기 좀 거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이 그러했다. 의심나면 지금이라도 당시 기사나 인터넷 반응을 살펴보기 바란다. 유시민의 경기도지사 출마 전과 출마 후는 언론에서 지방선거를 다루는 기사의 수, 그리고 인터넷에서 올라오는 글의 수가 질과 양에서 모두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러면 경기도 지사 출마는 유시민 대표 개인에게 득일까, 실일까? 아마 생각이 엇갈리시는 분들은 대부분 '득'이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일 건데. 내 생각은 다르다. 대선 후보로서의 위치를 생각하면 경기도 지사 선거에 나오는게 손해다. 이는 최근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 출마를 앞두고 깊이 고민했던 부분을 오버랩해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차라리 대구에 한 번 더 출마하는게 명분도 쌓고 그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있어서도 좋았을 것이다. 정말 계산을 했다면 그렇게 했어야 한다. 경기도 지사는 솔직히 야권 대선 후보 중에서는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그에게 당선되어야 본전이고, 떨어지면 오히려 대선 후보로서의 표 동원력에서 결점을 드러내는 꼴이 된다.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유시민의 정세판단 능력은 전국 탑 수준이다. 이는 아마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다. 근데 그러한 사람이 나같은 범부도 아는 이런 계산을 못했을 리가 없다. 실제로 다른 정당들은 진보신당 처럼 워낙 사람이 없는 작은 정당을 제외하면 대선 후보가 출마를 안하지 않았는가? 지금까지의 선례를 보아도 서울시장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례는 있어도 경기도 지사가 당선된 예는 없다. 반대로 경기도 지사 출신이 대통령 후보에서 낙선된 경우는 많다. 유시민 대표의 경기도 지사 출마는 이데로 가면 모두가 죽는다는 정세판단의 결과였다고 본다. 그리고 거기서 일정부분 개인의 손해를 감수하기로 한 것이다. 근데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이 시점은 이미 대선후보로서의 이미지 관리를 하기 시작한 이후라는 점이다. 경선에 출마하던 시점에 유시민 대표의 자아는 개인에서 자신에게 기대하는 지지층으로 확대되었다면, 이 시점에서 유시민 대표의 자아는 노무현을 구심으로 한 개혁세력 전체로 확대되었기에 가능한 일이 었을 것이다.
2. 김해을 단일화 유시민 대표에 대한 실망감이 수면 위로 드러난 계기는 이번 김해을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태도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크게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는데.
- 시민단체 합의안을 거부하고 국민참여당에 유리한 조건만 고집했다. - 대를 위해 소를 버린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달리, 유시민 대표는 개혁세력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신이 대표로 있는 참여당의 이익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근데 나는 여기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이. 시민단체 합의안이라는게 매우 기계적인 중재 안이었기 때문이었다. 참여당의 여론조사 100%, 민주당의 현장투표 100% 를 각각 반반 섞어서 50%, 50%만든게 중재안이었다. 이는 어찌보면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솔직히 얘기해서 별로 고민하지 않고 만든 안이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5:5로 딱 떨어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중재안을 거부함으로 인해서 유시민 대표가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치부되어 몇 가지 중요한 얘기들이 묻혔는데. 그 중에 하나가 중요한 건 '단일화'가 아니라 '단일화 과정'이라는 점이었다. 또한 그 과정에 '감동'이 없을 경우, 단일화 하더라도 이기기 어렵다는 점이다. 만약 민주당이 주장하는 투표 방식으로 했다면, 민주당은 분명 조직을 동원했을 거고 당연히 그 과정에서 구태가 반복되었을 것이다. 그 모습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질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처럼 결국 개혁세력도 한나라당과 똑같다는 생각을 심어주지 않았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던 깨끗한 정치에 그것이 부합하는 것이었을까? 또한 유시민 대표는 애초에 국민참여당의 대표로서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이었으니, 1개의 의석이 당장 급한 국민참여당의 의사를 대변해야 한다. 나는 그가 참여당 대표가 아닌 자연인 유시민이었다면, 오히려 대선후보로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적당한 선에서 욕 안 먹는 쪽을 선택했을 거라고 본다. 당대표로서 당을 챙기는 것을 정략적인 행동이라고 말한다면 할 말 없지만, 나는 이 또한 그가 개인이 아닌 전체를 생각했기 때문에 한 일이었다고 본다.
3. 유시민이 똑똑해서 지지한다? 내가 아는 유시민 대표의 지지층이 유시민 대표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의 명석함 때문이 아니다. 처음 소개한 글들의 가장 큰 오류가 그 부분이다. 명쾌한 언변은 필요조건일 뿐이다. 내가 보기에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그 정도는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워낙 똑똑하고 말 잘 하는 사람들이 많은 대한민국이니, 그런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려면 유시민 대표 정도는 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한 사람을 지지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유시민 대표를 신뢰하고 진정성을 느꼈던 것은 '정치개혁'에 대한 일관된 태도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장형 답게 직접 지역구도를 깨기 위해 영남 지역에 출마하는 방식으로 정치 개혁을 시도했다면, 유시민 대표는 머리형 답게 시스템을 만들고, 시스템을 바꿔 나가는 식으로 해왔다. 개혁당을 만들고, 이후 열린우리당으로 M&A하고-그의 표현을 빌자면-, 열린우리당 내에서 상향식 시스템과 진성당원 중심의 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내부 사람들과 싸우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그는 잘못된 정치 시스템을 바꾸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더 이상 민주당 내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자,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이들이 만든 국민참여당에 합류하여 이를 이어가고 있다. 유시민 대표는 이렇게 얘기한 적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같은 분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스스로도 말씀하셨듯이, 그 분이 당선되는 과정은 기적에 가까웠다. 한국의 정치 현실 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우리 나라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 그런 훌륭한 사람들이 누구나 정치에 입문하고 대중에게 알려져 공직에 오를 수 있게 하는게 진짜 노무현 대통령께서 말하는 보통 사람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아닐까?
내가 보기에 유시민에게 부족한 것은 '진정성'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가 대통령이 될 마음이 없던 시절에 했던 행실이 낳은 '업'이 문제다. '진정성'이 없는게 아니라, 그 '업'이 그의 다른 모든 좋은 면과 선한 의도를 가리고 있는 것일뿐. 그리고 그가 극복해야 할 것은 악업 뿐만이 아니다.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까지 불리웠던 그의 이미지. 강력한 노무현의 그림자는 이번 김해을 단일화에서 보듯 그의 평가를 깎아내리는 또 하나의 축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유시민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도 훨씬 큰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모든 면면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되며서 장점으로 인식될 수 있는 부분조차도 때로는 단점으로 인식된다. 사람들은 바보를 원하는데, 그는 매우 똑똑하니까. 사람들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리워서, 그에게서 그 모습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건 애초에 불가능한 명제 아닌가? 더군다나 타고난 성향도 완전히 다르고. 개인적으로 참 안타까울 뿐이다.
6번 유형들은 타고난 행정가들이다. 솔직히 정부라는 거대한 행정 조직을 운영할 적임자로서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나온 모든 대선 후보 중에서 유시민 대표보다 더 알맞은 이는 없다.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기획재정부 장관보다도 더 예산이나 재무 문제를 깊이 알고 양부서에서 Win-Win할 수 있는 안을 항상 미리 제시했던 사례에서도 드러나듯이, 사실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았을 뿐, 유시민 대표의 행정 능력은 고건 전 국무총리처럼 오랫동안 행정일을 봐왔던 이들 못지 않을 것이다.
이번 6.2 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지만, 이제야 올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1. 트위터의 힘 처음에는 뉴미디어 vs 올드미디어라는 구도로 접근했었는데. 애초에 뉴미디어라는 말이 기존의 방송매체들을 포함하고 있기도 하고, 뉴미디어라고 말하기에는 매체의 종류가 매우 적었다. 사실상 이번에 위력을 발휘한 매체는 트위터 뿐이었으니. 노무현 대통령을 선출시켰던 대선에서는 인터넷의 힘이라고 불리어도 좋을 만큼, 다양한 포털사이트의 커뮤니티와 게시판들이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리고 이 또한 정확하게는 순수하게 온라인 커뮤니티가 실제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한게 아니라, 온라인 매체를 잘 활용한 노사모와 같은 조직이 이뤄낸 거였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자조하던 무리들은 자기들의 패배원인을 정밀하게 분석했고, 그들은 늘 그러했듯이 인터넷 매체 또한 혼탁하게 만들었다. 매 번 똑같은 수법이다. 우리 나라는 뭔가 새로운 매체나 채널이 탄생하면 처음에는 좋게 운용되지만 거기서 위협을 느낀 이들이 고의적으로 판을 흐리기 시작하면서 결국 많은 사람들이 그 매체와 채널을 떠나게 된다. 이명박을 탄생시켰던 대선 때는 여기에 법의 허점까지 이용했다. 옳든 그르든 일단 인터넷에 올라오는 UCC와 각종 글들을 선관위에 고발부터 하고 본 것이다. 물론 대부분 한나라당이 고발했다. 어찌되었든 결과는 성공. 그 어떤 인터넷 붐도 오프라인으로 확산되지 않았다. 온라인이 유일한 정치적 기반이었던 문국현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었다.
기존 매체. 신문과 방송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도 이미 객관적이지 않았고 특정 힘 있는 자들의 것이었다. 근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정도가 더 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넷 마저 앞서 얘기한 것처럼 혼탁해져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항상 끊임없이 새로운 수단을 찾는 법. 트위터가 과거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가졌던 순수함과 오피니언 리더들의 날선 토론의 장을 이었다. 여기에 트위터는 휴대폰 문자에 버금가는 접근성까지 갖추고 있었다. 오염되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과 날 것의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상의 공간이었다. 트위터붐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는 섹스 다음으로 가장 억눌려 있는 얘기가 정치 얘기다. 자연스럽게 트위터는 정치 얘기로 들끓었다. 또한 주 사용자층이 30대라는 점도 정치 얘기가 많이 나오게 된 주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잘못이 뻔히 보이고,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것이 뻔히 보이는데 이를 제지할 수단은 없는 것. 아예 무관심하다면 모를까. 일단 관심을 가지는 순간, 무기력감과 분노를 억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노를 표출할 대상은 모든 공권력을 갖고 있었다. 대대적인 민심의 표출이었던 촛불집회가 아무런 성과없이 끝나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은 정말 이를 갈면서 다음 선거를 기다렸을 거라고 본다. 수험생의 3년 공부가 수능 한 방으로 평가 받는 것처럼, 변화를 원하던 이들에게는 6.2 선거가 그 한 방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리고 날짜가 다가올 수록 이러한 마음은 트위터를 통해 퍼져나갔다.
물론 이러한 마음이 트위터로만 퍼져나간 것은 아니다. 솔직히 전체 선거에서 트위터가 주는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중동을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영향력을 크게 미친 매체로 트위터를 보도한 이유는 그들이 유일하게 통제하지 못한 매체였기 때문이다. 이미 주요 포털 사이트와 언론사 사이트까지 통제하는 그들이 유일하게 통제 못한 언론이 트위터였기 때문이었다. 모든 계산 착오는 거기에서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번 선거를 흥미진진한 박빙구도로 만들어간 시발점은 트위터에 있었다. 돈과 권력을 가지지 못한 이들이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매달린 매체가 트위터였고,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이 소통하는 창구가 트위터였다. 당연히 이는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상에 정치활동과도 연계되었다. 여론 조사와 차이나는 부분이 모두 트위터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그 중 몇 퍼센트는 트위터가 만든 것이다.
트위터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아직까지는 트위터가 매우 훌륭하게 그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 나라의 트위터는 외국보다 훨씰 수준높게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트위터를 사용하는 한국 사람들이 트위터 안에서 좋은 가치들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제일 걱정하는 것은 이 트위터가 어느 순간 대한민국의 다른 매체들이 걸었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상식이 통하는 대안 매체로 떠오른 인터넷이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킨 후 여러 집단의 고의적인 린치로 그 가치를 많이 상실한 것처럼, 트위터도 지금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지만. 얼마 안가 여러 집단들의 표적이 되어 화장실 낙서장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이다. 물론 트위터는 언팔과 블럭이라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걱정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어렵다.
2. 유시민 앞서 얘기한 것처럼 많은 이들이 6.2 선거를 벼르고 있었지만, 유시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막상 이 선거를 어떻게 붐업시킬지 막막했다. 유시민은 스스로도 얘기한 것처럼 선거를 흥행시키려고 의도적으로 경기도지사에 출마했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지지부진했던 야권의 단일화 협상은 급물살을 탔고, 6.2 선거 관련 뉴스가 언론을 도배했다. 유시민은 변함없는 이슈메이커다. 나는 사실 유시민이 보건복지부 장관 취임을 기점으로 정치인으로서 터닝포인트를 가졌다고 보는데, 이후의 유시민은 많은 사람들의 머릿 속에 각인된 막말하는 정치인 유시민이 아니라, 항상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진심 어린 대화로 감동을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정치인이었다. 물론 유시민에 대해 관심 없는 이들은 항상 싸가지 없는 이미지만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유시민이 변했다는 것을 모르지만. 적어도 이번 선거는 그러한 유시민의 변화를 대중 앞에 알릴 수 있는 자리였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유시민은 명철함으로 사람들을 유인한게 아니라 진짜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유시민의 한계를 확인한 선거이기도 하다. 그는 변함없이 훌륭한 후보이고 이번 선거에서 이를 많이 어필할 기회를 얻었지만 아직 그를 믿지 못하는 안티들의 마음을 돌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경기도지사 선거와 서울시장 선거가 진보신당 때문에 졌다고 생각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아래의 유시민 후보 말씀을 전하고 싶다.
"진보신당과 민주당 지지자를 비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했고 심상정 후보가 저를 지지하며 사퇴했다고 해서, 민주당과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꼭 저에게 투표하실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저에게 투표하도록 만들 책임은 심상정 후보나 민주당이 아니라 후보인 저에게 있습니다. ‘유권자’는 권리를 가진 사람을 의미합니다. 유권자는 어떤 선택이든 자기가 원하는 선택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 '패배의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2010.6.4 유시민 (http://usimin.net/370317)
나도 경기도민이고, 마지막까지 뜬 눈으로 새벽을 지새며 혹시나 하고 선거 결과를 바라봤던 사람이다. 그러나 나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에게 내 지지후보를 지지해달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다. 그건 이미 민주주의가 아니다. 지금 진중권 트위터에서는 이 일로 여러 사람들이 진중권 교수님과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위 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진중권 교수님의 생각과 유시민 후보의 생각은 100% 일치한다. 그걸 이해못한다면. '될 사람을 뽑아야지.' 라는 비민주적인 생각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이를 강요한다면 그거야말로 오히려 유시민 후보를 욕 되게 만드는 거다. 유시민 후보는 그러한 생각으로 단일화를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 또한 힘의 논리로 움직인다. 그런 면에서 힘을 합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무조건 강자가 약자에게 내 밑으로 들어와. 라는 식이라면 그건 이미 민주적인 정치가 아니다. 사실 한국 정치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그러한 조폭식의 접근이 정치인들 사이에서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여전히 그러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고, 이에 反해서 나간 이들이 만든 정당이 국민참여당이고, 유시민 후보는 그 정당의 후보였다. 유일한 야권 단일 후보-다른 지역은 일부 정당만 합의한 단일화-가 경기도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도, 기호 8번이 기호 2번을 힘이 아닌 가치로 이긴데서 오는 드라마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중권이 트위터에서 그러더라. 한나라당을 찍은 대부분이 한나라당 지지자가 아니라 민주당이 싫어서 찍고, 민주당 지지자 대부분이 한나라당이 싫어서 찍는다. 결국에는 이 두 정당이 계속 바꿔가며 정권을 갖기 때문에 한국 정치의 구태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나는 이 얘기에 100% 긍정한다. 또한 그런면에서 오히려 서울시장 선거에서 노희찬 후보가 받은 지지율이 진짜로 한국 정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의 힘이 얼마인지를 체크하는 바로미터라는 얘기에도 동감한다. 엄한 대상에게 화풀이 하지 말고, 그보다는 진짜로 이번 선거에서 진 원인이 뭔지 고민하자. 왜 많은 사람들이 강남지역 같은 계급투표를 하지 못하는지. 솔직히 이번에 민주당이 서울시의 거의 모든 구청장을 싹쓸이 했지만, 정작 서울시 행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민주당 후보 구청장들과 한나라당 후보 구청장들은 공약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대다수 서울시민의 마음은, '다른 후보를 찍어도 안될꺼야' 라는 마음 때문이다. 사실 진짜 내부의 적은 우리 안에 있는 것 아닐까? 오히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심판했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솔직히 그런 생각을 한다.
3. 20대 요즘 내 고민은 20대다. 정작 내 자신이 20대를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막상 얘기해보면 많은 차이를 느낀다. 20대에 대해 느끼는 한 가지는 주관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애들조차도 조금 깊게 살펴보면 단지 본인이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해서 표현할 줄 몰라서 그렇지.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이 때문에 '20대를 유인하겠다' 라는 발상 자체가 나는 애초에 잘못된 접근이라고 본다. 아마 10대는 더 하겠지만, 20대는 적어도 그 윗 세대에 비해서는 더 많은 마케팅 기법에 노출된 세대다. 이 때문에 소비자로 치면 훨씬 현명한 소비자다. 따라서 20대의 참여를 끌어내는 방법은 하나 뿐이다. 실질적으로 그들 삶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도움이 된다고 하여 꼭 물질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것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물질은 윗 세대보다 풍요로왔기 때문에 좀처럼 채우기 어려웠던 '정신적인 가치'나, 우리 보다 심한 경쟁 환경에 노출되었던 까닭에 일상의 탈출구 역할을 해줄 '재미'를 주는게 훨씬 더 크게 다가온다. 그나마 이번 선거에서 20대의 투표율이 조금 올라간 것은, 이 두 가지가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투표 행위의 소중함을 감성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글과 그림들이 이번 선거에서 특히 많았다. 다른 하나는 투표를 마치 온라인 게임처럼 만든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있었다. 여기에는 트위터를 주 거주지로 하는 30~40대들이 판을 벌렸다. 투표 하는 것이 퀘스트가 되었고, 퀘스트를 마치면 많은 사람들이 기부한 물품 중 하나를 당첨 받을 수 있었다. 물론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증거-인증샷-는 기본. 앞서 얘기한 '정신적 가치'와 '재미'가 확보된 것이었다. 그러나 더 많은 20대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일부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보다 대규모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아직 그런 점에서 우리는 미숙하다. 그리고 솔직히 선관위는 이번 선거에서 정말 방해만 했다. 그들이 진짜 투표율을 올리는 것에 관심은 있는지 의심스럽다.
저는 정치적으로 진보도 아니고, 속칭 민주 세력도 아닙니다. 단지 사회 이슈에 남들보다 조금 더 관심이 많고, 정치 얘기에 남들보다 조금 더 관심이 많고, 세계 정세에 남들보다 조금 더 관심이 많을 뿐입니다. 저는 속칭 진보나 민주세력과는 다른 관점에서, 아니 완전 다른 출발점에서 세상일을 바라보고. 역사를 바라보고. 분석해왔지만. 현 시점에서의 국내 상황. 우리 나라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인식은 위의 문성근씨 연설 내용과 동일합니다.
지금은 여, 야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선거 얘기하면 10이면 9이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 놈이 그 놈이지.' 정치에 대한 엄청난 불신.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를 넘어 체념의 에너지가 저에게 돌아옵니다. 더 나아가 어떤 사람들은 어차피 정치가 세상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논리도 폅니다. 그거랑 자기 삶이랑 별로 연관성이 없다는 거죠.
정말 그런가요?
우리는 그 댓가를 매우 비싸게 치르고 있습니다. 아직 잘 못느끼신다고요? 투표 한 번 잘못한 댓가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고 있는지 잘 못느끼겠다고요? 그렇다면 단지 아직 당신 차례가 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시간이 문제일뿐, 이 피해는 대한민국 국민 전체에게 간다고 100% 확신합니다.
당장 건강보험 개정안이 한나라당에 의해 국회에 올라와 있습니다. 그거 통과되면 그나마 의료보험 혜택 받았던 항목들도 대폭 사라지겠죠. 이런 것들은 이제 매우 사소한 것들에 속합니다. 위의 문성근씨 말처럼, 이명박 대통령과 그 패거리들은 나라를 팔아먹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은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행히도 대한민국의 체력이 그동안 매우 좋아졌기 때문에 서서히 무너지고 있어서 크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언론이 이를 감추기에 급급하니까 드러나지 않죠.
100년 전에도 말입니다. 처음에 을사조약이 체결되었을 때, 나라가 일본으로 넘어갔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체감을 못했습니다. 하나, 둘 일본이 그동안 우리 것이라고 믿었던 것을 맘데로 하는 것을 보고나서야 비로소 나라 잃은 설움을 느끼게 되었죠.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더 고통을 당하고, 얼마나 더 나라가 형편없게 되어야. 눈이 뜨일까요?
여전히 50%가 넘는 사람들은 이번 선거에 누가 나오는지 조차 모르고, 심지어 투표날 투표 안하고 놀러가겠다고 합니다. 그게 바로 현재 나라를 팔아먹고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바인데도 말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악행이 드러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일 좋은 것은 계속해서 사람들이 무관심한 거죠. 그래야만 계속해서 맘놓고 자신들의 이익을 챙길 수 있으니까요.
기권은 결코 권리가 아니가 아닙니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역사의 방관자로 남는 행위입니다.
이번 선거 복잡합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매국노들과 이를 돕는 이들을 걸러내야 합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우면,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SNS를 이용하여 주변에 물어보십시요.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다른 이들이 친절히 답해 줄 것입니다.
주말에 어머니와 함께 선거 유인물을 보면서 이번 선거에 대해 같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서로 지지후보가 엇갈린 부분도 있었지만 겹쳐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엇갈린 부분에 대해서 저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결정을 존중해주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어머니 나이 대에서, 어머니 같은 분 자체가 지금 드물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께서도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 친구분들이나 주변의 같은 나이 대에 대부분은, 이번 선거에 대해 잘 알지 못하신다고 합니다. 일단 너무 어렵다는 겁니다. 또한 한 번에 너무 많은 사람을 뽑다보니, 후보자가 너무 많아서 헤깔린다고 하셨습니다. 이를 공부까지 해서 투표에 임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하십니다. 어머님은 진심으로 걱정하셨습니다. 어머니 나이 대 분들은 대체로 투표율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많은 분들이 투표에는 임하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잘 모르기 때문에, 결국 묻지마 투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어머니는 진짜로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정부를 욕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진보, 보수를 떠나서 어머니는 기본적으로 정부를 신뢰하는 편입니다. 근데 이번 선거에 대해서는 정말 잘못되었다고 얘기하셨습니다. 이대로는 나이든 사람들은 잘 모르는 상태에서 1, 2번을 찍을거라는 겁니다. 1번은 여당, 2번은 야당이라는 것만 가지고 투표에 임할 것이라는 거죠. 교육감과 교육의원은 번호 조차 없고, 당명도 없죠. 진짜 로또처럼 그냥 찍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이는 고령층으로 갈 수록 더욱 많이 벌어질 것이라고.
조금이라도 아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깨인 사람들이 투표장에 가서 투표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다들 알다시피, 일단 투표가 끝나고 당선자가 나오면 게임끝입니다. 우리는 다음 투표 때까지는 위정자들의 잘못된 행동에 저항할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옛날에는 많이 있었죠. 그러나 지금의 정부는 겉모습만 민주 정부입니다. 정상적인 민주 정부라면 동작해야할 견제와 조정 시스템이 대부분 붕괴된지 오래입니다. 투표 외에는 어느 것도 대한민국의 역주행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더 이상의 바닥은 없겠지? 라는 예상을 깨고 새로운 극한을 보여주는 정부와 여당은 매 번 극한에 극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유일한 희망은 깨어있는 시민입니다. 실제로 이를 통해 군사독재를 물리친 역사를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하나, 둘 깨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이 부족합니다.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바로 당신이 내일의 피해자라고. 또는 이번 선거의 직접적인 수혜자라고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돈 많고, 권력있는 사람은 다 살게 되어 있습니다. 국민을 위하는 위정자, 국민을 보호하는 정부가 필요한 사람은 바로 다름아닌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일반 서민입니다. 제발 정신차리고 이번에는 현명한 선택을 하길 간절히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