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Y's Diary

1 2 3 4 5  ... 22 
부러진 화살을 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를 알게 되기 전까지는 나는 사실 이 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한 교수가 판사에게 석궁으로 테러를 했다'고 신문에서 읽은게 전부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트위터에서 이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을 봤다. 급기야 의식 있는 많은 분들이 차례로 마치 성지순례하듯이 영화를 관람하는 현상을 역시 트위터를 통해서 확인하게 되었고 진중권 전 교수와 허재현 기자와 같은 유명한 파워 트위터러 간에 영화에 대한 다른 견해를 가지고 트윗이 오가는 것까지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영화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고 한 번쯤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진중권 전 교수는 부러진 화살과 관련하여 '영화로서만 볼 것'을 얘기하였지만, 이 영화는 이미 의식화를 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어 영화를 본 사람은 누구라도 그게 어려울 것 같다. 또한 그런 면에서 진중권 전 교수의 주장과는 다르게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주변에 권유하는 것'이 사회운동의 일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내내 우리나라 재판이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불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사용하는 이들에게 법치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무상한 말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우리 나라를 포함하여 오늘날 민주주의 제도를 체택하고 있는 나라는 형식적인 면에서 법치주의 틀 안에서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라는 틀은 물론 이를 운영하기 위한 각 조직과 세세한 운영절차들이 모두 성문법으로 명시되어 있고 국가의 구성원은 이 내용에 묵시적으로 동의함으로써 구성원들이 국가라는 틀을 깨지 않고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법치주의가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치주의를 지키는 것은 특정한 계층만의 역할이 아니다. 모든 구성원은 법을 준수해야할 필요가 있고 그것이 법치주의가 무너지지 않는 근간이다.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는 말은 여기서 기인한 것이며 이 말은 판사가 판결문을 쓸 때에만 적용되는 문장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랜기간 두 계층이 여기에서 제외되어 왔다. 하나는 검사들이고 다른 하나는 판사들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누군가 법을 어겼을 때, 이를 기소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검사는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으므로 검사의 범법행위는 동료 검사가 기소해야 한다. 근데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끈끈한 조직 중의 하나가 검사집단이다. 따라서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실제로 처벌을 받으려면 판사가 판결을 내려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판사만이 판결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판사의 범법행위는 동료 판사가 판결을 내려야 한다. 역시 판사 조직도 매우 유대관계가 끈끈하다. 결국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사법개혁을 하려던 시도는 여러 번 있어왔다. 또 여러 사람들이 이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사법부가 어떠한 조직인가? 언제든지 누군가를 죄인으로 만들어 교도소에 보낼 수 있는 조직 아닌가? 쉽지 않다. 타당한 문제제기를 하고 대항하는 것 자체조차 쉽지 않다.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추진했던 박영선 의원이 그 과정에서 본인과 주변 사람이 검찰로부터 당했던 일화들을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 그 정도인데 일반인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애초에 게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법치주의의 근간인 '법 앞에 평등'이 다른 누구도 아닌 기소하고 판결하는 두 계층에서 지켜지지 않는 다는 사실은 대다수 구성원들에게 법치주의를 지켜야 할 명분을 상실케 한다. 판사와 검사의 위법 행위가 법원에서 다뤄지지 않는 것이 법치주의를 흔드는 것이다. 법치주의는 이미 말한 것처럼 오늘날 우리 사회가 운영되는 핵심 근간이다. 따라서 이러한 판사와 검사들의 행태를 막기 위한 사법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 영화의 제목은 '부러진 화살'이다. 그러나 부러진 것은 화살 만이 아니다. 법치주의가 부러져 있다. 그리고 구부리고 있는 이들은 현재의 판사, 검사 들이다.

현행 민주주의 제도 틀 안에서 보면, 사법부를 개혁할 수 있는 주체는 입법부인 국회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기본적으로 여론에 의해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구조 아래에 있다. 일부 여론에 신경쓰지 않고 오직 자신의 신념으로만 행동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런 분들조차도 비례 대표 의원이 아닌 이상 지역주민의 지지를 받아야 하며, 결국에는 여론의 계속된 지지가 있어야만 사법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

더군다나 삼권분립의 취지 아래 서로를 견제하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사법부가 언제든지 국회의원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형벌을 내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들도 자기 자리를 걸고 사법개혁을 진행해야 한다. 여론의 지지가 더욱 절실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나는 이 영화가 이처럼 절실한 '사법개혁'의 여론을 불러일으킬 영화 임을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이왕이며 더욱 많은 분들이 보고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는 살면서 법원에 갈 일이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은 법원에 평생 한 번 갈까말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검사와 판사의 횡포를 당하는 경우가 드물다. 위와 같은 얘기를 하면 머리로 이해하면서도 여론이 형성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부분 직접 경험하지 못하니 공감이 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통해 이러한 횡포를 간접 경험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공감대가 사회 전체적으로 형성되길 바란다.

가능하면 우리 중 누구라도 법원 갈 일이 안 생기는 것이 좋다. 그러나 만약 가야한다면 최소한 합당한 사유로 기소되고 공정한 판결을 받아야 한다.

영화가 끝나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사건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김경호 교수의 옥살이는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설사 이 사건의 재심이 이루어져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다 하더라도 이미 빼앗긴 시간-그로 인해 상실한 측정 불가능한 기회비용들- 그리고 감옥 안에서 겪었던 육체적, 정신적 폭력은 어떻게 보상이 가능하단 말인가?

결국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한 판결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잘못된 판결이 이루어지면 그 개인이 입은 피해는 이미 어떤 식으로든 보상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12/01/25 04:08 2012/01/25 04:08
Posted by 그냥
Issue l 2012/01/25 04:08
 딴지일보로 시작하여 최근 '나는 꼼수다'에 이르기까지. 김어준이 대한민국에서 이룬 가장 큰 업적은 젊은 세대가 정치에 흥미를 갖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의 메시지는 최근 출간된 저서 '닥치고 정치'에서 하나로 정리된다. 그 정리된 내용이란, "우리가 겪는 모든 문제는 정치 문제로 환원된다'라는 것이다.

 조금 풀어서 다시 얘기해보면, 애초에 사회란 둘 이상의 사람이 함께 살면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따라서 사회문제란 이 둘 이상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공통에게 해당되는 이슈들의 문제이다. 그리고 '정치'란 바로 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련의 과정, 절차를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문제에 무관심할 때 피해보는 건, 바로 본인이다. 반면 정치에 대해 알 수록 다른 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침해하는 쪽으로 이슈를 처리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된다. (최소한 그렇게 처리했다는 것을 알 수는 있게 된다.)

 그러나 정말로 피부에 와닿는 삶의 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정치 뿐만 아니라 경제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요즘들어 부쩍 느낀다.

 이는 사실 모든 정치적 갈등이 경제 문제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부도덕한 사람들, 불의가 당연시 되는 개인이나 단체, 비상식적인 시스템. 이를 바꾸려 할 때마다 저항이 밀려왔던 이유는 누군가 그로 인해 경제적 손실을 보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참여정부 때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던 개혁 중에서 '사학법 개정'의 경우, 언론에서는 이를 정치면에서 다루었지만 이는 사실 경제 문제였다. 사학법에 한나라당이 반대했던 이유는 그들 중 상당수가 직접 학교를 소유하고 있거나 또는 소유하고 있는 개인, 단체와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립학교들의 운영이 그들의 손에서 떠나 공공의 대표들에 의해 운영되게 될 경우, 그동안 누려왔던 경제적 이권과 부를 포기해야 했기에 반대한 것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법개정이나 행정 정책들이 결국에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들이 직접 정치에 나서거나 아니면 그들의 대리인을 내세워서 진행한다. 따라서 모든 입법이나 정책에서 누가 경제적으로 이익을 보고, 손실을 보는가를 보지 못한다면 진실로 정치 문제를 이해할 수 없다.

 이분법을 좋아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쉽게 '기득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기득권 세력'이라고 지칭을 하지만 막상 이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예를 들어 특정한 법이나 정책이 당신이 가지고 있는 재산이나 이권에 피해를 준다면 당신은 당연히 이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고 그 이슈에 한해서는 당신이 기득권을 지키는 세력이다.

 결국 서로 다른 기득권을 가진 이들이 이를 제도권 시스템 하에서 법이나 정책으로 풀어가는 과정이 '정치'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립하는 대상이 완벽한 상대성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명확하게 우리는 옳고 그름을 구분해낼 수 있다. 정치인 및 관료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래 두 가지라고 본다.

 첫째는, 모두가 합의한 룰을 지키는가? 이다. 이는 다시 두 가지로 나뉘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법이나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그 룰을 지키는가가이고, 두 번째는 만들어진 법과 정책이 특정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예외나 특혜를 주게 되는가 이다. 전자를 지키지 않을 때는 사회 시스템 자체를 흔들게 되고, 후자를 지키지 않을 때는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게 된다.

 둘째는, 세금이 납세자들을 위해 공평하게 사용되는가? 이다. 사학법 개정의 경우를 다시 예로 들면, 우리나라 사립학교는 사실상 국가 세금으로 운영되어진다. 당장 정부의 세금이 들어가지 않으면 대부분의 학교가 재정적으로 정상 운영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사실 크던 작던 세금이 들어가는 분야에서는 납세자들을 대표하는 대리인, 즉 정부 측 사람이 그 사용내역을 감사하고 또 운영 내역에 관여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 이는 경제적으로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앞서 말한 것처럼 그렇게 세금을 받아서 자기 것처럼 마음데로 사용해왔던 이들 입장에서보면 그렇게 상황이 바뀌는게 싫었던 것이고 그래서 반발한 것이다. 이는 당연히 반발하는 세력이 옳지않다.
다른 많은 이슈들도 그러하다. 사실 이처럼 경제문제로 바라볼 때, 즉 대다수 국민이 낸 세금이 실제로 그 세금을 낸 대다수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오는 정책이나 법인가? 아니면 오히려 그 반대인가. 를 보면 명확하다.

 우리는 과거 두 차례의 진보적인 정부를 설립한 바 있다. 그런데 실제로 서민경제에 피부로 와닿는 변화는 그리 많지 않았다. 심지어 참여정부는 오히려 더 대기업의 이익에 충실하였으며 FTA같은 대다수 중산계층에게는 피해를 줄만한 국가조약을 추진하였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정책을 짜는 사람들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각 주무부서, 금융기관의 국가 전체의 경제 문제를 다루는 이들의 인적쇄신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단언컨데 다음 정부에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더라도 이처럼 경제정책을 짜는 이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김어준이 '닥치고 정치'를 얘기했다면, 나는 이제 그 정치인들 뒤에 있는 경제주체가 누구인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나 대통령 처럼, 선출직 행정 관료라면 경제정책을 짜는 브레인이 누군지를 반드시 봐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들을 보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

P.S.
 (1)
그 연장선에서 민주통합당은 전혀 기대할께 없다고 본다. 여전히 김진표 같은 반서민적인 경제관료가 주류를 차지 하고 있고 그 외에도 핵심의원들을 뒷받침하고 있는 경제분야 브레인들은 모두 한나라당의 분들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동안 우리가 느껴왔던 '바껴도 그 놈이 그 놈이더라'라는 결과의 진짜 원인이다. 따라서 민주통합당이 그런 자칭 주류 경제학파(?)들과 지금까지 정부에서 경제통으로 일해왔으나 사실은 반서민적인 정책만 집행해왔던 이들과 단절하지 않는 한, 그들을 더 이상 지지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
 진짜 변화를 원하는 사람은 통합진보당을 지지해야 하지 않을까.

 (2)
 우석훈 교수님께서 만드실 생각이라는 모피아(MOF, Ministry of Finance + Mafia) 지도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앞서 얘기한 투표에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되어줄 것임을 확신한다. 이와 더불어 최강라인 같은 경제꼴통들의 인맥들도 같이 정리해준다면 그동안 국가재정을 파탄으로 끌고가고 세금을 특정 계층의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해왔던 일에 제동을 걸고 국민 대다수를 위해 사용될 수 있게 될 것이다.

 (3)
 미국이 맞이한 심각한 재정위기는 이미 여러 곳에서 다룬 것처럼, 골드만 삭스를 비롯한 특정 기업들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들을 정부의 경제정책을 다루는 수장들에 앉히면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일이 경제 분야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고, 삼성을 비롯하여 특정한 기업, 단체, 개인이 이로 인해 이익을 보는 대신 그 여파로 국가 재정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일이 남의 일이 아니다.) 어찌보면 친일인명사전 못지 않게 이러한 관료들의 인명을 밝혀내고 공개하는게 중요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11/12/20 12:38 2011/12/20 12:38
Posted by 그냥
Issue l 2011/12/20 12:38
원 글 읽기
http://wallflower.egloos.com/3771521


교수님의 글은 아래와 같은 글로 시작한다.

냉정하게 말해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한국 자본주의의 논리를 그대로 반영한 사건에 불과하다. 한국 자본주의의 논리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반대할 논리를 찾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첫 부분에서 '어, 이건 아닌데...'라는 느낌이 확- 왔다.

한미FTA가 기존의 한국경제를 관통해온 패러다임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물론 이러한 얘기를 하려면, 그 전에 그렇다면 그 패러다임이 무엇이었는가 부터 정의를 해야할 것이다. 교수님께서는 이 패러다임을 무엇으로 정의하고 있는지는 해당 글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글 내용으로 추정해볼 때 '미국화=선진화' 정도가 아닐까 싶다.

'미국화=선진화'라는 공식은 대대로 한국통상관료들이 가져온 패러다임이고 삼성경제연구소 같은 실질적으로 국가의 Think Tank역할을 해주고 있는 기관 또한 얘기해온 것이다. 그리고 이 때문에 참여정부 같은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정부가 들어서도 이들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선출직 관료들은 결국 한미 FTA 같은 것을 추진하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교수님의 논리 전개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명박정부 들어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기 시작했다. 한미FTA 문제를 서로 다른 정치노선을 가진 정치세력의 힘겨루기로만 볼 수 없는 것도 여기에 있다. 또한 계급문제로 볼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 즉 부를 많이 가진 사람은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부를 적게 가진 사람은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일들, 또 신문에 오르내리는 이슈에 잘 몰라도 지금껏 살아왔던 삶에서 크게 문제를 겪지 못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것이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은 사실 이러한 대다수 사람을 정치적 기반으로 한다. 그들은 사람들의 무지와 무관심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아젠다를 쟁점화하고 이를 가지고 정치 진영을 만들어 싸운다. 그러다보니 여기에 식상해진 시민들은 이제 정치에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이게 일반적으로 정치 문제가 한국사회에서 소비되어져온 양상이다. 교수님의 글 또한 이러한 견지에 있다고 느껴진다.

근데 이명박정부는 일관되게 비상식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국내외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특정한 성향이나 가치관의 차이를 넘어서 누가봐도 이해가 안되고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이 반복되어 온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관심도 없었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일부 사람들은 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찾게 되었다. 이명박정부의 대통령을 포함한 관료들은 새삼 특별한 것을 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한국사회에서 그동안 용인되어왔던 부패와 부정, 그리고 수직적 의사결정을 계속 해왔을 뿐이다. 다만 그것이 정도가 지나쳤을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깨닫게 된다. 아, 우리가  더 이상 저것을 용인하는 사회를 만들어서는 안되겠구나.
이것이 경제 정책 면에서는 '토건'. 행정 면에서는 '전시 행정'이었다. 이 역시 참여정부를 포함하여 이명박 정부 때까지 일관되게 한국 정부에서 가져왔던 기조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역시 본질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되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인데, 모든 경제 정책과 행정은 '사람 중심'으로 가야한다. 그리고 이를 구체화하면 '복지 정책'이 된다. 여, 야를 막론하고 '복지'가 경제 정책, 행정에서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제 반론의 여지가 없다. 적어도 한미 FTA가 등장하기 까지는 그러했다.

한미FTA가 수면 위로 다시 부상하기 전까지, 한국 자본주의는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고 있었다. 세금혁명당 같은 세력이 부상하는 것도 그러한 것 중의 하나이며, 세금을 걷어다가 전시행정으로 날리고 특정한 토건업자들 배만 채우던 경제 정책이 대다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 밀착형 복지 정책으로 바뀌려고 막 폼을 잡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박원순 시장의 당선을 통해서 그것이 실제로 행정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델까지 가지려던 참이었다. 근데 한미FTA가 비준된 것이다.

현재 한미FTA를 반대하는 이들 중에는 교수님이 지적하는 것처럼 특정한 정치 진영에서 얘기하는 내용만을 가지고 감정적으로 일어 나온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조차도 위와 같은 흐름에 反하는 조약 비준에 분노하는 지식인들의 얘기를 듣고 나온 이들이고. 많은 깨어있는 사람들은 위와 같은 판단하에 한미FTA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심상정 전 의원님 말씀처럼, 앞으로 외교통상부는 한미FTA 조항을 들먹이며 수많은 공공정책을 검토조차 못하게 만들 것이다. 현재 트위터나 인터넷에 떠도는 의료비 폭등에 대한 얘기는 과장되었다고 생각하고, 을사늑약이라는 표현은 적절한 비유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서울시가 낸 공식 의견서에 나온 것처럼 중앙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조차 한미 FTA로 인해, 더 이상 복지 정책을 시행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이것만으로도 그 복지의 대상이 되는 대다수 시민들에게는 반대할 근거가 된다. 장담하건데 여기에는 교수님도 포함될 것이다.

나 또한 한미FTA를 애초에 구체화  할 수 없는 국익의 문제가 아닌 계급의 문제라고 보는데, 내가 계급의 문제라고 보는 이유는 하나다. 한미FTA가 한국 사회를 자본의 정글로 만들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즉 기존의 대자본을 소유한 이들에게는 FTA가 정부의 간섭 없이 마음놓고 할개를 칠 수 있게 하는 수단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이러한 포식자들 사이에서 더 힘들게 살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면에서 더 많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떠올리고 반대의 물결에 합류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은 더 이상 급진적 생태주의자나 주사파들이 하는 일이 아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11/11/25 15:17 2011/11/25 15:17
Posted by 그냥
Issue l 2011/11/25 15:17
아. 이건 아니지 않나.

어떻게 외국과의 조약을 비준하는데 이렇게 날치기를 하나?
참여정부 기간을 포함해도 아직 우리나라는 FTA의 내용을 검토하고 각 전문가들이 협의해볼 시간이 턱 없이 부족했다. 다른 나라 7년 가까이 협의하는 것을 불과 1~2년만에 뚝딱~ 이라니. 아마 헌정수립 이후, 국제협약을 날치기 처리한 건 처음일 듯. 이 역시 불도저 대통령이라서 그런가?

더군다나 정부의 정보공개 비협조로 그나마 있던 기간 동안에도 대부분은 원문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고, 실질적으로 국민들이 원문을 확인하고 내용을 검토할 수 있게 된 건 올 해 들어서인데. -_-

대통령과 정부는 그렇다쳐도, 국회의원들은 뭔가? 당론이면 그냥 하는 건가? 아무리 지금까지 법안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국회에 출석해서 표결해왔다고 하지만. (뭐, 사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정당은 조폭. 개개인의 의견은 없고 전체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_-) 이건 국내법 입안하는 것도 아니고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국가와 국가 간의 조약인데. 최소한 자기들이 읽어보고 표결을 해야할 것 아닌가?

아래는 이번 한미 FTA 날치기에 함께하신 의원님들의 명단입니다.
자신의 지역구 의원이 있으면 내년 총선에서 투표로 의사를 밝혀주세요.
(이 분들의 면상을 보고 싶으신 분은 클릭)

1.서울
강승규(서울 마포구 갑)
고승덕(서울 서초구 을)
구상찬(서울 강서구 갑)
권영세(서울 영등포구 을)
권택기(서울 광진구 갑)
김동성(서울 성동구 을)
김선동(서울 도봉구 을)(민노당아님)
박영아(서울특별시 송파구 갑)
박진 (서울 종로구)
신지호(서울 도봉구 갑)
유일호(서울특별시 송파구 을)
유정현(서울 중랑구 갑)
윤석용(서울 강동구 을)
이범래(서울 구로구 갑)
이성헌(서울 서대문구 갑)
이종구(서울 강남구 갑)
이혜훈(서울 서초구 갑)
전여옥(서울 영등포구 갑)
정두언(서울 서대문구 을)
정몽준(서울 동작구 을)
정양석(서울 강북구 갑)
진성호(서울 중랑구 을)
진수희(서울 성동구 갑)
홍준표(서울 동대문구 을)(당대표)

2.경기
고흥길(경기 성남시 분당구 갑)
김성수(경기 양주시·동두천시)
김성회(경기 화성시 갑)
김영선(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김영우(경기 포천시·연천군)
김태원(경기 고양시 덕양구 을)
김학용(경기 안성시)
남경필(경기 수원시 팔달구)(최고위원)
박보환(경기 화성시 을)
박순자(경기 안산시 단원구 을)
박준선(경기 용인시 기흥구)
백성운(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손범규(경기 고양시 덕양구 갑)
신상진(경기 성남시 중원구)
신영수(경기 성남시 수정구)
심재철(경기 안양시 동안구 을)
안상수(경기 의왕시·과천시)
원유철(경기 평택시 갑)
유정복(경기 김포시)
이범관(경기 이천시·여주군)
이사철(경기 부천시 원미구 을)
이화수(경기 안산시 상록구 갑)
전재희(경기 광명시 을)
정미경(경기 수원시 권선구)
정진섭(경기 광주시)
주광덕(경기 구리시)
차명진(경기 부천시 소사구)
한선교(경기 용인시 수지구)
황진하(경기 파주시)

3.인천
박상은(인천 중구·동구·옹진군)
윤상현(인천 남구 을)
이상권(인천 계양구 을)
이윤성(인천 남동구 갑)
이학재(인천 서구·강화군 갑)
조전혁(인천 남동구 을)
홍일표(인천 남구 갑)
황우여(인천 연수구)(원내대표)


4.충청도+강원도
송광호(충북 제천시·단양군)
윤진식(충북 충주시)
김호연(충남 천안시 을)

권성동(강원 강릉시)
한기호(강원 철원군·화천군·양구군·인제군)
허천 (강원 춘천시)


5.경상도(한나라텃밭)
강석호(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
김성조(경북 구미시 갑)
김태환(경북 구미시 을)
이인기(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이병석(경북 포항시 북구)
이상득(경북 포항시 남구·울릉군)
이철우(경북 김천시)
이한성(경북 문경시·예천군)
장윤석(경북 영주시)
정수성(경상 경주시)
최경환(경북 경산시·청도군)

권경석(경남 창원시 갑)
김정권(경상 김해시갑)
김태호(경남 김해시 을)
김학송(경남 진해시)
안홍준(경남 마산시 을)
윤영 (경남 거제시)
이주영(경남 마산시 갑)
조진래(경남 의령군·함안군·합천군)
조해진(경남 밀양시·창녕군)
최구식(경남 진주 갑)


6.대구+울산+부산광역시(한나라텃밭)
강길부(울산 울주군)
김기현(울산 남구 을)
안효대(울산 동구)
정갑윤(울산 중구)
최병국(울산 남구 갑)

박근혜(대구 달성군)(차기대권주자)
박종근(대구광역시 달서구 갑)
배영식(대구 중구·남구)
서상기(대구 북구 을)
유승민(대구 동구 을)(최고위원)
이명규(대구 북구 갑)
이한구(대구 수성구 갑)
이해봉(대구 달서구 을)
조원진(대구 달서구 병)
주성영(대구 동구 갑)
주호영(대구 수성구 을)

김무성(부산 남구 을)
김세연(부산 금정구)
김정훈(부산 남구 갑)
김형오(부산 영도구)
박대해(부산 연제구)
박민식(부산 북구·강서구 갑)
서병수(부산 해운대구·기장군 갑)
안경률(부산 해운대구 기장군 을)
유기준(부산 서구)
유재중(부산 수영구)
이종혁(부산 부산진구 을)
이진복(부산 동래구)
장제원(부산 사상구)
허원제(부산 부산진구 갑)

7.비례대표
강명순(비례대표)
강성천(비례대표)
김소남(비례대표)
김옥이(비례대표)
김장수(비례대표)(최고위원)
김성동(비례대표)
나성린(비례대표)
배은희(비례대표)
손숙미(비례대표)
원희목(비례대표)
이애주(비례대표)
이영애(비례대표)
이은재(비례대표)
이정현(비례대표)
이춘식(비례대표)
이두아(비례대표)
이정선(비례대표)
임동규(비례대표)
정옥임(비례대표)
조문환(비례대표)
조윤선(비례대표)
최경희(비례대표)


8.직권상정에 참여시 출마포기선언한 의원들(22명)
황우여 남경필 권영세 김성태 구상찬 김장수 김선동 김세연 신상진 윤석용 이한구 주광덕 (이상참여자)
성윤환 임해규 현기환 김성식 정태근(이상 기권자)
홍정욱 권영진 진영(이상 불참)
황영철(유일한 반대)


9. 기타 참여한 의원들
김정 (미래)(비례대표)
김혜성(미래)(비례대표)
노철래(미래)(비례대표)
송영선(미래)(비례대표)
윤상일(미래)(비례대표

김용구(자)(비례대표)
이영애(자)(비례
이인제(자)(충남 논산시,계룡시,군산군)
이회창(자)(충남 홍성군예산군)
조순형(자)(비례대표)

최연희(무)
(강원도 동해시 삼척시)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11/11/23 02:46 2011/11/23 02:46
Posted by 그냥
Issue l 2011/11/23 02:46
김국현님이 쓰신 '(한국에서는) 대기업에 어떻게든 들어 가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라는 글에 공감하며 덧붙이는 글.

문제의 핵심은 우리 나라가 그동안 국가가 국민 모두에게 고루 혜택을 주는 보편적 복지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복지'라고 말할만한 것을 누리려면, 결국 좋은 직장을 구하는 방법 밖에 없으니까. 복지를 국가가 아닌 기업에게 일임해버렸으니까.

일단 결혼부터 시작해보자. 당연히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경조금이 많다. 경조금 뿐이랴, 휴가일수 등도 보통은 더 많지.
그리고 자녀를 낳으면? 출산 축하금 또는 선물이 나온다. 중소기업은 아예 없는 경우도 대부분인데.
그리고 육아. 특히 아이가 있는 여직원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모든 대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기업 중에는 탁아시설을 제공하거나 아니면 이에 대한 회사 보조금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육비! 대기업들은 일정 직급 이상이 되면 이에 대해 보조를 해준다.

이뿐이랴, 의료비! 내가 EA에 있던 시절. 가장 감동 받았던 것은 의료보험비 100% 회사 분담, 그리고 회사에서 별도로 보험에 가입시켜주어서 병원비 및 약값을 공제 받을 수 있었던 것.

이외에도 자기개발비라던가. 아무튼 여러 가지 생각해보면. 결국 한국 사회에서 편안하게 복지를 누리며 사는 길은 역시 대기업에 다니는 길이다.

그러니 흔히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말하는 공식.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기업에 들어가라. (여기서 좋은 기업은 결국 월급 많이 주고, 위와 같은 복지를 제공하는 대기업) 가 성립할 수 밖에.

근데 사실 이건 장기적으로 보면, 모두를 파멸로 이끄는 길이다.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혁신 하지 않는 조직은 죽게 되어 있다. 특히나 요즘 처럼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국제 사회가 수시로 요동치며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대기업처럼 딱- 안정적으로 버티어 줄 수 있는 조직도 필요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하며 큰 조직이 할 수 없는 각각의 세분화된 시장에 맞추어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이 중요하다. 그렇게 세분화된 시장 중, 그 어느 것이 하루 아침에 주류가 될 지 예측 불가능한 시대이기에. 그걸 대기업이 모두 대처할 수는 없고-한다고 해도 속도가 느리고- 이는 작은 기업들이 수없이 많이 생겨나서 그걸 하다가 그 시장이 주류가 되면, 그 작은 기업은 대박을 치고 이를 다시 대기업에 넘겨주면 되는 거다.
근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부문에서 언제부턴가 동맥경화에 빠져있다. 그나마 열정적인 사람들과 그래도 뜻 있는 많은 분들의 투자로 완전히 막히지는 않고 실날같은 통로를 통해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많은 사람들이 각자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해당 분야에서 도전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이루어진다면, 앞서 말한 동맥경화는 일어날리가 없다. 근데 이를 위한 기반은 보편적 복지에 있다. 북유럽식의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최소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생계 문제, 앞서 얘기한 결혼, 육아, 교육, 의료 같은 기본적인 생활문제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래야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 나라는 좋은 기업을 다니지 않으면, 이 문제를 모두 돈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이 만약 돈을 조금 밖에 벌지 못하거나 또 당장은 돈을 벌 수 없는 일이라면 정말 정말 고민을 해야 한다.
이걸 마치 자본주의의 당연한 원리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건 착각이다. 흔한 말로 사람 낳고 돈 낳지, 돈 낳고 사람 낳나? 자본주의 또한 인간이 모여사면서 만든 하나의 제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자본주의라는 제도 또한 수많은 역사를 거쳐오면서 계속 수정되어왔고. 따라서 어떠한 정형화된 룰이 있는게 아니다. 결국 어떠한 제도가 이처럼 비인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그건 그 사회에 속한 구성원들이 왜 그렇게 운영되고 있는지 함께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또한 현재 기득권 세력이라고 볼 수 있는 대기업들의 위치에서도 지금의 구조는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물론 돈과 사람이 대기업에 계속 집중되는 상황은 좋은 거지만. 지금처럼 국가가 복지를 기업에게 의존하는 구조는 가뜩이나 사회적 책임 등으로 기업의 비용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결코 기업에게 좋지만은 않다. 사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복지의 책임은 국가가 전부 가져가는게 좋은 거다. 그래서 세금 내는 것 아닌가? 개인도 내고 법인도 내고. 그거 다 기업이 할꺼면 세금 왜 내는데?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워낙 다들 알아서 잘 사는 민족이다보니, 이 당연한 개념을 의외로 낯설어 하시는데. 우리가 어쨌든 현재는 서양에서 만들어진 민주주의, 자본주의 제도를 가져다 쓰고 있는 한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게 맞다. 세금이란게 옛날 처럼 왕에게 상납하는게 아닌 이상, 그건 사회가 원활히 굴러가기 위한 사회안전망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사용되어야 하고. 그 사회 안전망에는 국방과 같은 것도 있지만.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더 큰 것이 앞서 얘기한 교육이나 의료, 주거, 육아 문제와 같은 것들이다. 여전히 복지라고 얘기하면 마치 불쌍한 사람들 적선해주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그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선별적 복지 얘기가 먹혀들어가는 거다. 복지는 결국 갯돈 만들듯이, 국민들이 돈을 모아서 모두가 생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거고. 당연히 보편적 복지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보편적 복지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한민국에는 혁신을 할 수 있는 이들이 생활 문제 때문에 이를 포기하는 일이 계속 이어질 것이며, 이는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무언가를 이끌어가는 존재가 되지 못하고 하나의 시장으로만 전락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권이 복지 문제로 아젠다가 옮겨간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고. 우리나라는 아직 제대로된 보편적 복지를 해보지 못했으므로 이 부분에서 계속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이 내용이 추진력을 잃지 않고 나가도록 해야한다.

극소수의 혜택 받은 이들을 제외하고는, 현재 대기업에 다니는 이들조차 언제가는 회사에서 잘려나가 이 문제에 부딪힐 것이고. 결국 대한민국이 보편적 복지를 여러 분야에서 갖추느냐의 문제는 개인 및 국가 경제의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

간만에 쓰는 뻘 글....
뭔가 블로그 업데이트가 계속 안되고 있어서..
쓰고나니 챙피하네. -_-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11/10/09 22:14 2011/10/09 22:14
Posted by 그냥
Issue l 2011/10/09 22:14
1 2 3 4 5  ... 22 

카테고리

전체 (500)
Diary (109)
Il-chi Lee (58)
Kook-hak (28)
Earth (29)
Economics (11)
Politics (43)
Business (1)
Issue (107)
Game (26)
English (17)
media (14)
IT (28)
iPhone (7)
Web Technology (5)
Travel (15)

달력

«   2012/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get rsslazylog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