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폭풍 블로깅 (이라고 해봤자 연달아 두 개.)

우선 한글자판에 대한 얘기를 해야 겠다.
나는 세 벌식 자판을 쓴다. 이 때문에 만약 타인의 PC나 공용 PC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매 번 윈도우 제어판에 들어가서 자판을 변경한 후에 사용하는데, 그러한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세 벌식 자판을 쓰는 이유는 첫 째로 세 벌식이 모든 면에서 두 벌식보다 월등한 타이핑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며, 둘 째로 한글 창제 원리 면에서도 세 벌식이 맞기 때문이다. (한글 자판에 대한 보다 자세한 얘기는 위키백과 '한글자판' 참조)
그러나 여전히 세 벌식 사용자는 소수이다. 그러다보니 누군가 세 벌식을 쓰기라도 하면 참 반가운데 어느날 트위터에서 세 벌식에 관한 트윗을 발견하였다.
당연히 주저함 없이 App store에서 '세나'를 검색해보았다. 호오! 있다.
근데 사실 세나를 직접 보기 전까지는 스마트폰에서의 세 벌식 자판에 대해서 회의감을 가졌었다. 그도 그럴 것이 스마트폰은 그 사이즈와 구조상 일반 PC처럼 두 손으로 타자기 치듯이 타이핑하는 환경이 아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자판을 세 벌식으로 바꾸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근데 세나는 단순히 PC의 세 벌식 자판을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
세 벌식 자판의 창제 원리-초성, 중성, 종성의 분리-를 가져와서 스마트폰에 맞게 한 손으로 입력할 수있는 자판을 구현해낸 것이었다.

세나 입력 화면
얼핏 보면 천지인 자판을 떠올릴 수도 있는데 일단 초성, 종성이 분리되어 있다는 면에서 다르다.
세 벌식의 장점은 본래의 한글 창제 원리를 따라 초성, 중성, 종성을 분리배열함으로써 도깨비불 현상-두 벌식에서 초성, 종성이 구분되지 않은 까닭에 받침으로 올 수 없는 초성들이 받침으로 들어가 있는 현상. 다음 글자로 모음을 쳐야만 사라진다-을 없애고 오타율을 줄인데 있다. 세나는 이러한 개념이 잘 반영되어 있다.
직접 써보니 엄청 편리했다. 그리고 세나를 불러내서 친 내용은 자동으로 clipboard에 저장된다. 즉 그대로 원하는 App을 실행시켜서 붙여넣기만 하면 된다. 세나가 아이폰의 기본 자판으로 셋팅된다면 더 좋겠지만, 별도 App으로 구동하는 자판으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 꼭 세 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아이폰에서 타이핑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세나를 권하고 싶다. PC의 세 벌식 자판과 달리 세나는 따로 배울 필요가 없다. 보시다시피 화면에 보이는 데로 그냥 입력하면 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