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Y's Diary

부러진 화살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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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알게 되기 전까지는 나는 사실 이 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한 교수가 판사에게 석궁으로 테러를 했다'고 신문에서 읽은게 전부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트위터에서 이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을 봤다. 급기야 의식 있는 많은 분들이 차례로 마치 성지순례하듯이 영화를 관람하는 현상을 역시 트위터를 통해서 확인하게 되었고 진중권 전 교수와 허재현 기자와 같은 유명한 파워 트위터러 간에 영화에 대한 다른 견해를 가지고 트윗이 오가는 것까지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영화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고 한 번쯤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진중권 전 교수는 부러진 화살과 관련하여 '영화로서만 볼 것'을 얘기하였지만, 이 영화는 이미 의식화를 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어 영화를 본 사람은 누구라도 그게 어려울 것 같다. 또한 그런 면에서 진중권 전 교수의 주장과는 다르게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주변에 권유하는 것'이 사회운동의 일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내내 우리나라 재판이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불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사용하는 이들에게 법치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무상한 말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우리 나라를 포함하여 오늘날 민주주의 제도를 체택하고 있는 나라는 형식적인 면에서 법치주의 틀 안에서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라는 틀은 물론 이를 운영하기 위한 각 조직과 세세한 운영절차들이 모두 성문법으로 명시되어 있고 국가의 구성원은 이 내용에 묵시적으로 동의함으로써 구성원들이 국가라는 틀을 깨지 않고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법치주의가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치주의를 지키는 것은 특정한 계층만의 역할이 아니다. 모든 구성원은 법을 준수해야할 필요가 있고 그것이 법치주의가 무너지지 않는 근간이다.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는 말은 여기서 기인한 것이며 이 말은 판사가 판결문을 쓸 때에만 적용되는 문장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랜기간 두 계층이 여기에서 제외되어 왔다. 하나는 검사들이고 다른 하나는 판사들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누군가 법을 어겼을 때, 이를 기소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검사는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으므로 검사의 범법행위는 동료 검사가 기소해야 한다. 근데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끈끈한 조직 중의 하나가 검사집단이다. 따라서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실제로 처벌을 받으려면 판사가 판결을 내려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판사만이 판결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판사의 범법행위는 동료 판사가 판결을 내려야 한다. 역시 판사 조직도 매우 유대관계가 끈끈하다. 결국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사법개혁을 하려던 시도는 여러 번 있어왔다. 또 여러 사람들이 이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사법부가 어떠한 조직인가? 언제든지 누군가를 죄인으로 만들어 교도소에 보낼 수 있는 조직 아닌가? 쉽지 않다. 타당한 문제제기를 하고 대항하는 것 자체조차 쉽지 않다.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추진했던 박영선 의원이 그 과정에서 본인과 주변 사람이 검찰로부터 당했던 일화들을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 그 정도인데 일반인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애초에 게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법치주의의 근간인 '법 앞에 평등'이 다른 누구도 아닌 기소하고 판결하는 두 계층에서 지켜지지 않는 다는 사실은 대다수 구성원들에게 법치주의를 지켜야 할 명분을 상실케 한다. 판사와 검사의 위법 행위가 법원에서 다뤄지지 않는 것이 법치주의를 흔드는 것이다. 법치주의는 이미 말한 것처럼 오늘날 우리 사회가 운영되는 핵심 근간이다. 따라서 이러한 판사와 검사들의 행태를 막기 위한 사법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 영화의 제목은 '부러진 화살'이다. 그러나 부러진 것은 화살 만이 아니다. 법치주의가 부러져 있다. 그리고 구부리고 있는 이들은 현재의 판사, 검사 들이다.

현행 민주주의 제도 틀 안에서 보면, 사법부를 개혁할 수 있는 주체는 입법부인 국회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기본적으로 여론에 의해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구조 아래에 있다. 일부 여론에 신경쓰지 않고 오직 자신의 신념으로만 행동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런 분들조차도 비례 대표 의원이 아닌 이상 지역주민의 지지를 받아야 하며, 결국에는 여론의 계속된 지지가 있어야만 사법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

더군다나 삼권분립의 취지 아래 서로를 견제하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사법부가 언제든지 국회의원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형벌을 내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들도 자기 자리를 걸고 사법개혁을 진행해야 한다. 여론의 지지가 더욱 절실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나는 이 영화가 이처럼 절실한 '사법개혁'의 여론을 불러일으킬 영화 임을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이왕이며 더욱 많은 분들이 보고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는 살면서 법원에 갈 일이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은 법원에 평생 한 번 갈까말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검사와 판사의 횡포를 당하는 경우가 드물다. 위와 같은 얘기를 하면 머리로 이해하면서도 여론이 형성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부분 직접 경험하지 못하니 공감이 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통해 이러한 횡포를 간접 경험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공감대가 사회 전체적으로 형성되길 바란다.

가능하면 우리 중 누구라도 법원 갈 일이 안 생기는 것이 좋다. 그러나 만약 가야한다면 최소한 합당한 사유로 기소되고 공정한 판결을 받아야 한다.

영화가 끝나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사건의 실제 주인공이었던 김경호 교수의 옥살이는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설사 이 사건의 재심이 이루어져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다 하더라도 이미 빼앗긴 시간-그로 인해 상실한 측정 불가능한 기회비용들- 그리고 감옥 안에서 겪었던 육체적, 정신적 폭력은 어떻게 보상이 가능하단 말인가?

결국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한 판결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잘못된 판결이 이루어지면 그 개인이 입은 피해는 이미 어떤 식으로든 보상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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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5 04:08 2012/01/25 04:08
Posted by 그냥
Issue l 2012/01/25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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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부러진 화살 - 현실 고발 영화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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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1/3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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