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Y's Diary

최근 천주교가 조직적으로 4대강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아래의 기사를 참조)

천주교 ‘4대강 반대’ 전국 확산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 ··· sid%3D84

명동성당 다시 87년…천주교 '4대강 반대' 무기한 미사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 ··· ion%3D03

천주교 사제 1100여명 “4대강 사업 멈춰라”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 ··· 798.html

 이외에도 인터넷을 검색하면 수많은 신문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천주교의 4대강 반대 운동에 관련된 기사를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매우 당황한 듯 하다. 불교에 이어서 천주교까지. 더군다나 이렇게 거세게 움직일 줄은 예상 못한듯 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은 변함없이 물타기. 일부 사제들을 영입해서 관변단체들과 자칭 보수 단체를 통해 이것이 일부 사제들의 행동이라고 말한다. 일부 사제들이 마치 천주교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정말 무식한 발언이다. 알고도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정말 모르는 건지. 분명한 사실은 한국 천주교는 공.식.적.으.로. 4대강 반대입장을 정리했고, 전국 교구는 여기에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천주교는 매우 보수적인 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천주교가 정치적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일은 극히 드물다. 대신 천주교는 내부적으로 다양성을 존중한다. 그것이 오늘날 천주교가 세계적인 조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붕괴되지 않고 계속 발전해온 힘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굳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자면 천주교 자체의 성향은 보수에 가깝다. 그러나 천주교는 내부적으로 다양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진보 내지는 급진적인 성향을 가진 이들도 단체를 만들어서 존재할 수 있다. 우리 나라 시민단체들에게 익숙한 '정의구현사제단'은 이러한 단체다. 그렇기에 사실 정의구현사제단이 내는 성명을 천주교의 공식 성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냥 천주교 내에 진보적인 서향을 가진 사제들의 모임에서 내는 거니까.
 근데 최근 일련의 행동을 촉발시킨 '천주교 주교회의'는 다르다. 천주교는 19세기부터 현재까지 각 나라별로 '주교회의'를 가지고 있다. '주교회의'는 그 나라에 있는 모든 교구장과 부교구장, 주교가 모여 협의하는 항구적인 상설기구이다. 천주교 주교회의 또한 가장 강력한 서울대교구장을 비롯한 각 지역 모든 주교장이 이 주교회의에 포함되어 있다. 이 주교회의에서 공동의 직무에 관한 사항은 총회에서, 그 외에 내용은 분야별로 상임위원회를 만들어서 의결한다. 이번 천주교의 4대강 반대 선언은 주교회의의 춘계 정기 총회의 결과물이었다.

주교회의 2010년 춘계 정기총회 결과 보고
http://www.cbck.or.kr/bbs/bbs_read.asp ··· 3Bcat%3D

위 링크를 클릭해서 보면 '생명 문제와 4대강 사업에 대하여'라는 내용이 있다. 첨부파일을 클릭하면 한 개의 아래아 한글이 있는데, 이것이 천주교 주교단 명의에 4대강 반대 공식 성명서다. 천주교는 철저하게 수직적인 구조를 가진 조직이다. 또한 사제의 기본 덕목은 '순종'이다. 한국 천주교 최고의 의사결정 기구에서 4대강에 대한 공식적인 반대입장을 냈는데, 여기에 反하는게 오히려 이상한 거다. 물론 천주교는 다양성을 존중한다. 따라서 일부 사제가 4대강 찬성의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야말로 4대강 찬성을 밝히는 쪽이 소수가 되는 거다. 이제 자칭 보수들은 상황이 이해가 되려나?

 사실 일을 이렇게 키운 것은 전적으로 이명박정부의 잘못이다. 보수적인 천주교가 쉽게 이런 민감한 이슈에 대해 입장을 정리했을리가 난무하기 때문이다. 한국 천주교는 2008년 3월 12일. 주교회의 내에 위원회 중 하나인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 주최로 ‘한반도 대운하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고 여기에 정부 관련 인사를 초대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천주교는 끊임없이 정부 측에 대운하, 4대강 사업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솔직히 천주교는 정부의 공식적인 자료를 받고자 했다.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천주교를 그렇게 무시하는 정부는 없기 때문에 이는 지극히 상식적인 행동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천주교의 공식적인 요청을 모두 묵살했다. 완전히 무시해버린 것이다. (관련기사 : ‘귀막힌 정부’에 다섯 번 요청하고 네 번 거절당한 신부님들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 ··· o%3D6869)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건, 주교회의 정기총회가 열리던 올 해 3월 8일이 되어서였다. 그러나 2년 동안 무시해놓고 갑자기 태도를 바꿔서 얘기하면 그게 통하겠는가?

 근데 이번 일에서 개인적으로 참 답답한 건. 여러 정황으로 보건데 이명박 정부가 일부러 천주교의 최고의사결정기구를 무시한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냥 천주교 조직에 대해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 각 부서의 공무원들은 천주교에서 온 공문을 늘 하던데로 형식적으로 대응하였던 것 같다. 자신들에게 공문을 보낸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 모르고 제대로 윗 선에 보고도 안했던 것 같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상실한지 오래다. 그리고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 이 상황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종교단체에서 참석을 요구하거나 자료요청을 하니, 대수롭지 않게 처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4대강 사업을 국민적인 사업으로 전개하려면 사전에 각 교단의 대표들을 불러서 대통령과 회담도 하고 그래야 하지 않았을까? 최소한 그랬다면 천주교가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사태까지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정부의 무식한 일처리를 볼 때면 정말 답답할 따름이다.

 어쨌든 이미 버스는 떠났다. 앞서 말했듯이 천주교는 매우 보수적인 조직이다. 쉽게 입장을 정하지도 않지만, 한 번 정하면 쉽게 바꾸지도 않는다. 한국 천주교는 이명박 정부에게 자그마치 2년이나 기회를 주었다. 그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건 이명박 정부다.

 그리고 제발 이 무식한 앵무새들아. 지금의 천주교 움직임을 일부 사제가 전체를 대변하는 양, 호도하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지 말아라. 그렇게도 스스로 무식함을 티내고 싶다면 뭐 더 말리지는 않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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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2 23:32 2010/05/02 23:32
Posted by 그냥
Issue l 2010/05/0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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