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Y's Diary

<시사IN>은, 마이크를 놓고 카메라를 놓고 편집기를 놓고 언론 자유를 위해 파업을 벌이는 방송 노동자들에게 멍석을 깔아주고 있다. CBS EBS KBS MBC SBS YTN 등 파업에 동참하거나, 파업을 논의 중이거나, 파업에 준하는 투쟁을 벌이는 6개사 언론 노동자에게 지면을 제공하는 것이 그것이다. 자체 기사를 내보내는 대신 지면을 제공하는 것은 이들의 파업에 동조하는 일종의 ‘지면 파업’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아래는 이렇게해서 올라온 시사IN에 실린 글 중, EBS 김진혁 PD가 '조,중,동 사장님께 보냅니다'라고 편지글 형태로 작성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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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조선일보
- EBS 김진혁 PD

거 꾸로 생각해보면 이렇습니다. 언젠가 정권이 바뀌어 이른바 ‘좌빨(좌파 빨갱이)’들이 정권을 잡았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좌빨’들이 보기에 조·중·동은 너무나 ‘편향’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편향된 조·중·동을 바로잡기 위해서 ‘신문법’을 개정합니다. 개정된 신문법에 따르면 한겨레와 경향신문과 오마이뉴스(한·경·오)가 대기업과 손을 잡고 조·중·동을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한마디로 넘겨주는 것이죠.

자, 상황은 더욱 흥미로워집니다. 조선일보 사장으로 진중권씨가 선임됩니다. 중앙일보는 거의 매일 ‘노무현 정권의 업적’을 특집 기사로 2면에 걸쳐 싣습니다. 동아일보는 한술 더 떠 뉴라이트 간부의 망언으로 정신적 상처를 입은 이들이 최근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 보상을 요구하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사설을 씁니다.

이런 상황을 보다 못한 조·중·동 기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옵니다.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는 언론사, 그 하수인 노릇을 하는 기자로서는 도저히 살 수 없다며 파업을 합니다.

그러자 조선일보에서는 자사의 기자 수십 명을 징계하고 그 중 6명 정도를 해직시킵니다. 중앙일보는 파업을 주동한 사회부 기자들을 과학부로 인사 이동시켜버립니다. 동아일보는 사옥에 경찰 투입을 요청해 데스크를 점거하고 농성을 하던 기자들을 무력으로 끌어냅니다. 그 과정에서 매일 아침 인사하던 경비원 아저씨에게 두들겨 맞은 기자 한 명은 실신합니다.

만약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편향된 조·중·동을 바로잡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아니, 정당성을 떠나 그냥 잠깐 떠올려만 보세요. 이런 일이 상상이나 되십니까?

‘언론의 정권파 언론화’ 막으려고 총파업

저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 생각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러한 상상 자체가 매우 언짢습니다. 그건 제가 조·중·동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조·중·동이든 한·경·오든 MBC든 KBS든 여타 그 어느 언론사든 상관없이 정권이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언론사를 없애거나 그 반대편에게 넘겨주는 것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상식 이하의 말도 안 되는 짓이죠.

따라서 만약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되고, 조·중·동 기자들이 파업을 해서 거리로 뛰쳐나온다면 저는 그 누구보다 그들을 지지할 것입니다. 나중에 다시 그들과 ‘논조’와 ‘시각’을 가지고 다투고 싸울지라도 저는 한겨레 같은 조선일보, 경향신문 같은 중앙일보, 오마이뉴스 같은 동아일보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모든 정권은 스스로에게 유리한 언론을 원합니다. 좌파 정권이든 우파 정권이든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그 속내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론사를 통째로 빼앗아서 그 반대편에게 주는 몰상식한 짓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짓을 한 정권은 오직 독재정권뿐이었죠.

독재정권이 그런 짓을 했던 것은 ‘편향성’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좌든 우든 상관없이 자기 입맛에 맞는 언론사를 만들면 그뿐이었죠. 따라서 독재정권 아래 길들여진 언론은 시간이 지나 정권이 바뀌면, 다시 새로운 정권을 위해 충성을 다하게 됩니다. 어제는 우파 언론이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좌파 언론이 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좌도 우도 아닌 ‘정권파’ 언론이 되는 것이죠.

언론 총파업은 언론이 ‘정권파’ 언론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단지 현 정권에 대한 저항이 아닌 거죠. 앞으로 있을 모든 권력에 대한 저항, 언론이 그 모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한 저항, 권력의 시녀였던 독재 시절로 돌아가지 않기 위한 저항입니다.

그러니 언론 총파업은 조·중·동의 MBC만 막기 위함이 아니라, 진중권의 조선일보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때요, 편향되어 있지 않고 공평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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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을 읽으면서, 얼마전 유시민이 '우리는 그렇게-이명박정부처럼 절차를 무시한 처리-안했어요'라고 말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나는 현 정부 고위 관료와 한나라당 의원들이 참여정부와 과거 여당 인사들을 자신과 동급으로 놓는 것을 보면 기가 막힌다.(대부분 나쁜 일로 지적 받을 때, 지난 정부는 더 심하게 했다 라고 인용한다.) 물론 거리에 나가보면 일반 시민 중에도 그놈이 그놈이지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 둘은 전혀 다르다. 이념의 차이를 떠나서 현재 이명박 정부를 이끌고 있는 핵심 인사들은 민주주의 사회를 이끌어가는 기본 룰을 버린 사람들이다.

유시민은 지난 100분 토론에서 아래와 같이 얘기한 적 있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의 제일 큰 문제는 보수적인 이념이라든가 이런 게 아니에요. 제가 보기엔. 그 이념은 그걸 내세워서 대통령이 되셨기 때문에 당연히 보수적인 정책을 할 권리가 있어요. 우리가 인정해야 합니다. (중략)
자기와는 생각이 다른 여러 주장을 하는 사람들, 그럴 때 대통령과 권력자들이 그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되느냐, 다 인간이기 때문에 때리고 싶죠. 어떤 때는, 때려주고 싶죠. 너무 미우니까. 그래서 검찰을 동원하고 국정원을 동원하고 감사원을 동원해서 이렇게 때리면 당장은 조용해지죠. 근데 그게 민주주의 위기입니다.(중략)
이렇게 하기 시작하면 우리들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이 사회에 법치고 질서고 규칙이고 아무것도 없어지는 거거든요."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첫 번째로 한 것은 국정원 보고를 받지 않는 거였고, 첫 번째로 시도한 개혁은 검찰을 행정부로부터 독립시킨 거였다. 그리고 노무현이 취임 후 언론에 얘기한 첫 번째 공약은 '청와대에서 방송사나 신문사에 전화하지 않겠다'였다.

요즘에는 가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결벽증스럽게 절차에 집착해, 아예 국정원과 검찰에 거리를 두었던 것-그 결과 일부 사람들에게는 정부의 사회 통제력이 약해보이고, 사회 혼란을 방치하는 느낌도 들었다-이 원망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기본이 안된 놈들에게는 절차를 지킬 필요가 없지 않았는가? 라는 것이 요즘 드는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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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9 02:33 2009/01/09 02:33
Posted by 그냥
media l 2009/01/09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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