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Y's Diary

Sedona 여행기 - 6. 여행을 마치며
- 10월 12일

"오늘날 지구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구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힘주어 강조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생태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환경으로서의 지구가 아닌, 우리가 추구하는 모든 가치들의 토대이고 우리 삶의 뿌리이며 우리의 생명 그 자체인 지구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나는 지구의 의미를 지성적으로 이해하는 것 못지 않게 실존적으로, 감각적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그 이해가 현실을 바꾸는 실천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 마고의 꿈, 이승헌, 한문화, 2002년

세도나에 가면 지구를 느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여행기간 중에는 지구의 영혼을 느끼는 체험을 한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제 여행기를 읽어보며 아시겠지만 여행 기간 중에는 '지구'라는 것을 인식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나'와 '민족'. 그리고 '우리 나라'에 대한 것. 계속 그러한 것들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마고의 꿈'이라는 책을 읽는데 주욱- 한 구절, 한 구절이 제 가슴을 울리며 온몸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순간 정말 지구를 느꼈는데, 어떤 느낌이냐하면.

우리 말에 '천지부모'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하늘과 땅을 자신을 탄생시킨 부모처럼 바라보는 인식입니다.
마치 부모님을 대하듯이 하늘과 땅을 대하는 인식입니다.
우리 정서에서 '효'란 마땅히 인간이 해야할 기본 도리이죠. 이러한 인식에서는 그래서 하늘과 땅을 공경하는 것은 사람이 가져야할 마땅한 기본 도리가 됩니다.

지구 어머니. 마고란 그러한 개념입니다.
이걸 책으로만 접하면, 참 관념적인지라. 솔직히 '마고의 꿈'이라는 책이 예전에는 별로 가슴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얘기를 뭐 이렇게 길게 나열했는가 싶었죠.
그리고 어차피 사람들이 그것을 몰라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지금은요. 정말 사람들이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신을 낳고 길러준 부모가 아픈데,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사람들은 눈과 귀를 막고 있는 형국입니다.
마치 어머니가 혼자 고생하고 계신데, '지금 내 살기 바쁘니까 나중에 성공하면 효도할께요.'하고 외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모에게 잘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일단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까, 거기까지 에너지가 가지 않는 거죠.
그리고 막상 효도한다고 해도 지구 어머니한테는 어떻게 효도해야 할 지 막막하지 않습니까?
근데 뭔가 꼭 행동하는게 중요한게 아니고요. 일단 마음을 내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면 벌써 하루하루 살아갈 때 조금씩 삶이 달라지고, 그러다보면 주변에서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세도나에서 어느 누구도 이런 얘기를 나에게 해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세도나에서는 지구를 정말 날 것으로 대하게 됩니다. 반면 서울에서 나의 삶은 자연과 완전히 단절된 삶입니다. 지구라는 것을 느껴볼 겨를이 없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살아있는 '지구'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때 수많은 환경운동도 필요 없어질 것이고, 불필요한 사람들간의 다툼도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지구라는 한 부모 아래에서 살아가는 한 형제이니까요.

사랑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저는 서툽니다. 그래서 상처입고 상처를 줍니다.

그러나 상처입는 순간에도 당신을 사랑하고, 상처를 주는 그 순간에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사랑하기에 나는 당신이 깨어나기를 바랍니다.

의식이 확장되어 당신의 에너지를 갉아먹는 소소한 문제에서 해방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8/12/30 00:59 2008/12/30 00:59
Posted by 그냥
Travel l 2008/12/30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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